외할머니 추부의 차가운 땅속에 묻히시고
어머니 49일을 앓으셨네
설이 지난 어머니 얼굴은 노색이 완연해 지셨네
어릴적 추상같던 어머니의 잔소리
이제 허허로이 웃어넘기며
어머니도 그냥 포기한듯 배시시 웃으시곤
여러개의 약봉지를 삼키시네
어머니는 괜찮다 괜찮다 말만 하시고
나도 역시 괜찮다 괜찮다 말만 한다네
우린 차츰 모르는게 많아진다네

모르는게 많아지고 걱정을 숨기는 사이
우린 감추고 숨기는게 당연한 사이가 되어가네

두 할머니를 데리고 살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이해하진 못해도
남모르게 시집살이에 서러운 눈물을 흘리던 어머니를 안타까워 했어도
어린마음에 난 다 알지는 못했다네
어머니는 숨기시고
나는 궁금해 하기도 싫었다네

그래도
칼날같이 부는 차가운 바람이 부는 추부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어머니의 눈물을
이제는 모르긴 해도 반쯤은 이해한다네

그래서 이 글을 끄적인다네
어딘지 모르게 안타까워서
어딘지 모르게 미안하고 안스러워서
무언가 해야하는데 무얼할지 몰라서

무엇이든 쓰다보니 이글이 되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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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