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처음 청문회에서 사자후를 토해내던때 중학생이었던 나는 이미 나는 그에게 반해 버리고 말았다. '어머니의 눈물'이란 다큐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던 그 시절 그의 토론실력은 이해찬과 함께 발군이었고, 전두환에게 명패를 집어던지던 순간도 기억한다.

그가 이런저런 정치적 역정을 헤쳐가며 고전하던때 하이텔에서 바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안타까워 하던 순간에도 나는 그를 알고 있었다. 그때 명계남이 나서서 노사모가 생겨났다.

그가 에둘러 갈때마다 난 늘 그를 주목했고, 그는 대통령 후보가 되으며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그가 대통령이 되고나서 했던 많은 연설들을 들으며 내 안목이 자랑스러웠던 순간.이 있었고,

그를 지지한다는것이 가슴답답한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던 순간..

나는 신문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며,

마지막 남은 진보진영의 씨나락까지 까먹었다며 그를 욕했다..

그리고 그는 저 세상으로 가셨다.

 

미안해서 눈물을 몇달간 흘렸다.

잘 하던 투자도 접고 한참을 울었다.

차마 대한문에서 인사를 하지 못하고 법주사에서 인생 처음으로 그를 위해 108배를 올렸다.

이제 2주기가 되었다.

 

한국의 민주주의에서 마지막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신한 열사가 전직 대통령이란 사실..

과연 과거의 악습과 비상식과 오염된 말을 휘둘러대는 시대는 지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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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