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바심과 거품에 대한 이야기
투자이야기/투자에 대한 소소한 생각 :
2008. 10. 27. 18:04
겨울에 큰 솥에 커다란 얼음을 쌓아 놓고 불을 때고 있다.
얼음은 점점 녹고 있지만 물은 따뜻해지는 않는다.
장작을 보니 이번에 장작이 다 떨어지면 또 한지게 해오는데 일주일은 고생해야 할 것 같다. 장작을 더 넣는다. 이번엔 부채질을 해 본다.
얼음은 조금 더 빨리 녹지만 물은 따뜻해지지는 않는다.
장작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밖을 보니 눈이 몇일째 내리고 있다. 장작을 더 넣는다. 이번엔 선풍기를 틀어본다.
워낙에 큰 솥에 얼음을 넣은 터라 조금 더 빨리 녹지만 물은 따뜻해지지는 않는다.
눈이 멎질 않는다. 이제 허리춤까지 눈이 쌓여있다. 이제 앞집 옆집 뒷집에서 장작을 빌려 더 넣는다. 이번엔 선풍기를 세 대를 돌린다.
삽시간에 얼음이 다 녹고 끓어넘치기 시작한다.
선풍기를 끄고 넣었던 장작을 서둘러 빼지만 화덕은 벌겋게 달아있고
너무나 장작을 많이 넣어서 불길이 세서 빨리 빼기는 힘들다.
불똥이 뒤에 빌린 장작으로 옮겨붙는다.
불길을 잡지 못해 세간살이가 모두 타버린다.
점점 겨울은 깊어가고, 이웃들은 장작을 돈으로라도 돌려달라고 눈치를 준다.
가만 생각해보자.
얼음은 어느정도 온도라면 자연히 녹아 물이 되게 된다.
불도 그냥 보통불이면 물을 끓일 수 있다.
너무 물을 빨리 끓이려고 하는 사람의 조바심이 집을 몽땅 태워먹을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도 너무 조바심을 내면 집을 다 태워먹을 수 있다.
개인의 조바심이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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