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운 어느날에
어둑어둑한 나무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면 달큰한 쌍화차 달이는 냄새가 맞이하는
삼화령에 뜨거운 물을 차에 넣고 우리는 시간이 생각났다
진돗개 미숙이는 귀찮은듯 엎드려 졸고 있고
약과는 반절씩 쪼개 먹으면서 내 모든 친구들을 내 앞자리에 앉히고는 이야길 하곤 했다
작달막한 강아지였던 미숙이도 이제는 세상을 뜨고 삼화령도,
삼화령에 앉아 세상 온갖 근심걱정을 이야기하던 친구들도 모두 흩어졌지만
세상 모든 시름을 짊어진 기분으로 앉아 이야기하던때가 사실 아무것도 짊어지지 않은 새털처럼 가벼운 때였노라고
너무 노여워하지 말라고
너무 걱정말라고
너무 걱정말라고
그때의 나에게
어깨를 두드리며 다정하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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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