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사촌동생 결혼식에 다녀와서
사는 이야기 :
2023. 5. 14. 12:50
이종사촌동생이 베트남 사람과 결혼을 했다. 딱 봐도 대학생정도 되보이는 젊은 사람이었다. 인사를 시켜줘서 말을 건네봤는데 한국말이 서툴렀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둘이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지내기 되길, 사촌동생 부부가 서로 존경하고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본가로 돌아와 음식을 차려놓고 같이 밥먹는게 큰 즐거움이신 어머니가 차려주신 저녁밥상은 늘 어머니의 원산지와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설명이 이어진다.
어머니가 차린 밥상은 고기보다 항상 나물과 채소 반찬인데, 나는 고기없다고 투정부린일 없이 잘 먹고 소처럼 (옆으로)컸다. 총각김치를 도시락에 싸들고 가면 애들이 한가닥씩 먹고 다들 칭찬을 해댔다. 워낙 어머니 음식솜씨가 좋으시다.
이건 괴산에서 가져온 고추를 잘 다듬에서 고추방앗간에서 짷은 고춧가루로 만든... 모든 음식이 어머니가 산지부터 어머니의 손이 가서 만들어진 음식들이다. 이건 백화점 브랜드 스토리라고 좀 읊어보니 같이 있던 동생이 박장 대소를 한다.
가장 걸작은 10년된 씨간장에 포화되어 가라앉은 소금을 말리고, 단단해진 소금결정을 속리산에서 사온 돌절구에 찧어서 가루로 만든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지) 소금이라고 하신다. 이걸 빻으러 가는길에 넘어지셔서 크게 다치실뻔 했다는 이야기도...
이건 어디서 살 수 있는 물건도 아니고, 세상에 딱 두통만 있는 소금이라 팔아도 아무데서나 팔면 안되고 백화점에서 백만원에 내놓아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야기했더니 어머니 얼굴이 환해지신다.
사실 내심으로는 이런 천금같은 소금을 어떻게 아무렇게나 먹을 수가 있겠냐고 생각을 한다. 집에 고이 모셔두기로 했다. 일요일날 회사에 짐을 가지러 가야한다고 서둘러 집에 돌아와서 반찬 하나하나 집 냉장고에 넣어놓고 꺼내 먹는데 이 반찬을 하면서 자손들 먹일 생각에 흐뭇하셨을 어머니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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