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업상 다양한 영역에 계신 분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제게 하는 질문이 반복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중략) 그래서 알았습니다 '아, 공통질문이 있구나.'

저는 운좋게도 다른 사람보다 먼저 질문을 받았고, 심지어 똑똑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물어보는 사람의 머리가 좋다는 말이 아니라, 고민이 깊었다는 것입니다. 자기 일과 세상에 대해 오래 고민한 끝에 나오는 핵심을 찌르는 질문에는 아무렇게나 대답할 수 없죠.
(중략)
재미있는 건, 전문가들이 해온 기존의 공부에 비춰보면 제가 던지는 질문은 으레 '원래 있던 고민'이더라는 것입니다. (중략) 인류가 오래전부터 했던 수많은 고민이 있고, 그중 일부가 그때그때 우리 사회의 표면에 떠오른느 것이죠. 이런 질의응답을 반복하면서 데이터 아래 숨겨진 함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 비결(?)은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이종간의 지혜를 모으는 사고를 한 것입니다. 질문은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이 줬고, 그에 대한 해법은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는 학자들에게 들으면서요. 저는 질문을 전달했을 뿐입니다.각자 다른 영역에서 깊은 사고를 하는 독립적 인간들이 모여서 함께 고민하는 작업이 가장 소중합니다.
그러니 교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공부해야 하고요. 공부하지 않으면 질문을 받았을 때 '내 생각은 말야' 하면서 뻔한 말을 늘어놓거나,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같은 말로 모호하게 둘러댈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이런 의문이 들 것 같습니다. 저야 사람을 만나고 질문받는게 일이니 질문이 모이는데, 그렇지 않은 개인은 어떻게 좋은 질문을 모을 수 있을까요?
물론 저는 좋은 질문을 상대적으로 먼저 받는 편입니다. 이런 질문이 한둘 나오기 시작하면 곧 사방으로 퍼져나가게 돼 있어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늦게 질문을 접한다 한들 큰 문제일까요?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초반에는 초반에는 이 질문이 변화의 신호인지 단순한 소음인지 알기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 그때의 방법은, 많이 읽는 겁니다. 책이든 뭐든 꾸준히 많이요. 읽다 보면 패턴이 반복되는게 보입니다. 신호가 증폭되는 게 있고, 감소하는 게 있는데, 그걸 보면 됩니다. 구글트렌드 등 검색엔진의 키워드 분석 툴이 이런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누군가에게는 원하는 대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당장 미국 주식을 살지 말지 누가 찍어주면 좋겠다는 사람에게 몇 년 동안 책 읽으라 하면 좋아할까요? 그러니 급한 대로 '1000권 읽고 깨달은 것들'같은 다이제스트 책을 읽습니다. (중략) 성취간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얻어지는 훈장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하고 싶은 얘기는, 무조건 열심이만 하는게 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이 하면 소진됩니다. (중략)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에 충실히 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생각을 먼저 하면 돼요. 일어날 일은 일어날테니까요.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Just do it' 이 아니라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그 생각의 자료 중 하나로 앞에 말씀드린 3가지 상수도 활용해보시길 권합니다.

상수 3가지
1. 분화하는 사회
우리는 혼자 살고 좀 더 작아진 집단으로 가고 있습니다.
2. 장수하는 인간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더 오래 살고 젊게 삽니다
3.비대면의 확산
이는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대면을 꺼리기 때문에 강화됩니다.

본문 81-89p에서 

 

환경이 바뀌면 과거의 계획은 무의미해집니다.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은, 삶에 대한 우리의 정의와 그에 따른 준비를 돌아보아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90p)
환경이 바뀌면 규칙이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해서 만들어놓은 규칙이 있는데, 각자의 생각이 변화하면 생각의 합인 상식도 변화하므로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죠. 이것이 여기서 말하는 현행화 입니다. 맥락에서 짐작하시겠지만 현행화는 '누적된 경험'이 많은 분들에게 특히 중요한 주제입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은 분들은 과거의 경험보다 현재의 경험이 현재의 경험이 더 크기에 업데이트가 그다지 필요 없겠죠. 반면 기존의 규칙에 잘 적응했던 분들은 새로운 규칙을 재설정하는 현행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129p)


혼자서 이종교류를 하는 방법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다. 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으면 그쪽으로 생각이 쏠리게 된다. 다양한 책을 읽어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해결책이 바뀌게 된다. 예를들어 오랜동안 복리수익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하면 빨리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라는 두 질문은 답이 다르게 나온다. 탐욕과 질투와 욕심은 질문을 바꾸게 되고 그에 맞는 답을 찾아서 달려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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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