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에 아이랑 와이프랑 동물원에 다녀왓습니다. 그림책과 TV로만 보던 동물친구들을 보는 아이가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아이가 걸음마나 겨우 떼고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던 때에도 간적이 있었는데 워낙에 아이가 어리고 말이 통하지 않던때라 애를 먹었었지요. 그뒤 직장 문제도 많았고 개인적으로 정신적으로 방황을 하던때가 있어서 한참 어디 데리고 다니는건 포기하고 살았었지요.
세상에나.. 이렇게 좋아하는데 한참 잊고 살다가 별로 멀지도 않은 동물원을 가는데 이렇게 마음을 먹고 가야 하나하는 마음에 미안함이 들었네요. 측은한 마음에 애들을 엄하게 다루던 우리 부부는 약간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아이와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간밤에 자동차 장난감을 사달라고 우는걸 으르고 달래서 재운다음 인터넷에서 자동차 장난감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이와 싸워서 백전백승이나 백전백패 하기보다는 다섯번 싸우면 한번은 져준다는 식으로 아이에게 도전의식을 키워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아이에게 머리를 감고 비누셋수를 하면 토마스기차를 사준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측은한 마음도 들고, 어찌해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고.. 책대로 세상살기는 불가능하다는 김현선생 말을 떠올리며 아이 사진을 꺼내 봅니다. 아이가 억울해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잘못안했다고 고집을 피우는데, 시간이 지나면 내가 괜히 엄하게 따지고 그랬나 하고 다시 되짚어 보게 됩니다.
장난감 백개 사주는것보다 주말에 발바닥에 물집이 나도록 손붙잡고 걸어다니는게 좋다는게 제 지론이라 이번주말에 어디 가볼까 하는 생각을 또 하고 있습니다.

육아는 힘듭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쑥쑥 크는만큼 나는 매일 달라지는 아이와 상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그냥 젖이나 주고 기저귀만 가는 육체적인 헌신을 해야 한다면 아이와 교감하고 협상하고 애정을 표현하고 인내하는 정신적인 성장이 필요합니다. 내가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아이가 나를 키운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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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