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혁이의 첫 장거리 운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묘가 있는 괴산에 첫째 종혁이와 다녀왔다.
면허딴지 이제 삼개월 남짓 되었는데 시내운전 몇차례에 이제 고속도로 운전도 해야지 하던 참이기도 했고, 본가에 바쁘단 이유로 찾아간지 좀 되기도 했고, 큰누나가 교장으로 부임하여 아버지가 고향 어르신에게 한턱 낼테니 너도 오려면 와라는 어머니의 충청도식 화법은 필참하라는 엄명이나 다름 없었다.
낯선길로 가는건 경력운전자가 할일이라 가는길에 운전대는 내가 잡기로 했다. 출발할때 날씨가 서울에서는 비도 한두방울 뿌리는 조금은 흐린 날씨였지만 경기도를 넘어설때쯤에는 바람은 선선 햇볕은 적당이 쨍쨍한 초가을 날씨로 개고 있었다. 운전하면서 이제 스물한살씩이나 된 아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평소에 긴 대화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평소 궁금했던것도 물어보고 내 라떼 이야기중에 안풀어놓은 것도 하고, 엄마랑 연애할때 이야기나, 음악취향도 이야기하다보니 괴산에 다다를 수 있었다.
아버지 사촌 내게는 육촌 어르신들끼리모여서 치열하게 문중회의를 하는데 나는 종혁이와 뒤로 빠져서 아버지 고향에 있는 저수지변을 아들과 걸으면서 이건 깨고, 이건 콩이고, 저건 들깨고, 고추이고 하면서 거니는데 선선한 산들바람은 불고 하늘은 높고도 푸르고 집에서 나와서 간만에 기분좋게 산책을 할 수 있었다.
문중회의도 끝나고 종혁이와 함께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고 아버지가 점심턱을 내셨다. 나와 종혁은 밥먹고 조부모 산소에 되돌아가 성묘도 드리고 오는길에 종혁이가 운전대를 잡고 첫 장거리 운전을 함께할 수 있었다. 자전거 처음 가르칠때 생각이 글을 쓰다 생각이 났다. 자전거를 타는데 겁을 내는데 윽박질러서 울먹이던때가 십여년전이던가.
사내는 강하게 키워야 한다면서 나는 참 애들에게 모질고, 무섭게 굴었었던때도 있었고, 종혁말로도 이제야 자기가 대학가고 난다음 모든게 편해지고 자유로와졌다고 한다.
이제 다 커서 그런거다. 다 큰 어른은 어른으로 대해주고 이제 알아서 잘 살 수 있을만큼 다 큰거 같아서 믿음이 가고 오는동안 기분이 좋기도 하고 실제로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우리가 겪은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떠오르고 자나가기도 하는데, 내년에 군대간다는 사람이 품안에 안겨서 동화책도 읽어주고 손잡고 여기저기 다니던 내 아들인가, 벌써 그렇게 되나 하는 조금 낯선 생각도 들기도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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