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SIC 주문 처리의 두 가지 경로 (COT vs Turnkey)

파운드리가 주문을 받는 방식은 고객사(팹리스)의 역량과 설계 완성도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COT (Customer Owned Tooling) 모델

질문하신 내용에 가장 근접한 방식입니다. 대형 팹리스(애플, 엔비디아 등)가 물리적 설계(Physical Design)까지 직접 완료한 후, 파운드리에 GDSII(설계 최종본) 파일을 전달합니다.

  • 전달물: 최종 설계 데이터 (GDSII) 및 마스크 제작 지시서.
  • 파운드리 역할: 전달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스크를 제작하고 웨이퍼를 생산(Pure Play Foundry).
  • 특징: 고객사가 공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하며, 마스크 제작 비용과 수율 리스크를 고객사가 상당 부분 책임집니다.

2) Turnkey(ASIC Service) 모델

설계 초기 단계(Spec)나 논리 설계(RTL) 단계에서 주문을 넣는 방식입니다. 주로 중소형 팹리스나 시스템 기업이 이용하며, 삼성전자나 TSMC의 공식 디자인하우스(DSP, VCA)가 개입합니다.

  • 전달물: 아키텍처 사양서 또는 RTL 코드.
  • 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 역할: 논리 설계를 물리 설계로 전환(P&R), 타이밍 검증, 마스크 제작, 패키징 및 테스트까지 일괄 수행.
  • 특징: 고객사는 마스크 공정을 직접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비용에 서비스 수수료가 포함됩니다.

2. 마스크 제작 전후의 필수 프로세스

단순히 파일만 넘긴다고 웨이퍼가 구워지지 않습니다. 파운드리는 전달된 데이터가 자사의 공정 규칙(DRC: Design Rule Check)에 맞는지 엄격하게 검증합니다.

Step 1: Tape-Out 및 데이터 처리

팹리스가 설계를 완료하여 파운드리에 데이터를 넘기는 시점을 Tape-Out이라고 합니다. 파운드리는 이 데이터를 받아 MDP(Mask Data Preparation)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 빛의 회절 현상을 보정하기 위한 OPC(Optical Proximity Correction) 기술이 적용됩니다.

Step 2: 마스크 제작 (Mask Tooling)

EUV 마스크나 DUV 마스크 세트를 제작합니다. 공정 노드에 따라 다르지만, 최첨단 공정에서는 60~80장 이상의 마스크 레이어가 필요합니다.(EUV마스크세트 가격은 수백억 추산)

Step 3: 웨이퍼 공정 및 신뢰성 테스트

마스크가 완성되면 실제 웨이퍼 투입(Wafer Start)이 이루어집니다. 7nm 이하 선단 공정에서는 마스크의 미세한 결함이 전체 수율에 치명적이므로,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며 보정 작업을 반복합니다.


3. 구조적 한계와 투자 포인트: 왜 마스크만 넘길 수 없는가?

최근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3nm, 2nm)되면서 '마스크 전달'이라는 행위의 난이도가 급상승했습니다.

  • PDK(Process Design Kit)의 종속성: 파운드리가 제공하는 설계 자산(IP)과 공정 변수가 담긴 PDK 없이는 설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즉, 시작부터 파운드리와 '결혼'한 상태로 설계가 진행됩니다.
  • 디자인 하우스의 역할 증대: 에이디테크놀로지나 가온칩스 같은 기업들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파운드리는 수백 개의 고객사를 직접 상대할 수 없으므로, 마스크를 넘기기 전 단계의 복잡한 물리 설계를 대행해 줄 파트너가 필수적입니다.
  • 수율(Yield) 및 리스크 관리: 마스크 제작 비용(NRE)은 수백억 원에 달합니다. 데이터 오류로 마스크를 다시 만들 경우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므로, 파운드리는 마스크 제작 전 단계에서 LVS(Layout vs Schematic) 검증 등을 통해 완벽을 기합니다.

4. SPIRAL-X 관점의 분석 (Investigate & Risk)

  • Investigate (심층 조사): 현재 삼성전자의 DSP(Design Solution Partner) 생태계는 에이디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 마스크 전달을 넘어 턴키 수주 역량이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의 핵심임을 시사합니다.
  • Risk (리스크 점검): 팹리스가 직접 마스크 데이터를 생성하는 COT 방식이 줄어들고 디자인 서비스 의존도가 높아지면, 팹리스의 영업이익률은 하락할 수 있습니다. 반면 파운드리는 공정 복잡성을 이유로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입니다.

5. 결론: "마스크는 결과물이지 시작점이 아니다"

ASIC 주문은 **[IP 선정 -> 논리 설계 -> 물리 설계 -> PDK 검증 -> Tape-out -> MDP -> 마스크 제작]**의 긴 여정입니다. 고객사가 마스크를 넘기는 것은 이 여정의 80%가 끝났음을 의미하며, 그 과정에서 파운드리의 기술적 지원(Library, IP 등) 없이는 마스크 한 장도 제대로 뽑아낼 수 없는 것이 현재의 반도체 생태계입니다.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엔지니어 수가 800명에 달하는 이유도 바로 이 '마스크를 넘기기 전까지의 지옥 같은 검증 과정'을 수행하기 위함입니다.

자신감 지수: 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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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