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말까지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 기술이 필요한, 1,600°C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분당 3,600회 이상 고속 회전하는 부품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초내열합금 소재 기술, 정밀 주조 및 가공, 복잡한 내부 냉각 유로 설계 등 극한의 기술력이 요구되어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히 통제되는 전략 기술로 분류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정부와 함께 약 1조 원을 투자한 국책과제를 통해 380MW급 대형 가스터빈(DGT13D-380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1만 5,000시간 이상의 실증 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고, 발전 가스터빈 엔진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 신뢰도와 운전 이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30년 이상 걸린 경쟁사들의 개발 역사를 약 7년으로 단축한 결과이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폭증으로 2024년 기준 연간 가스터빈 수요는 약 80GW로 추정되나, 3사의 총 생산 능력은 30GW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경쟁사들의 신규 주문 납기는 통상 3~5년이 소요되어 현재 주문 시 2028년에서 2030년에나 인도가 가능하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의 2026년 말 납품은 이보다 최소 2년 이상 빠른 것으로, 신속한 전력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 고객에게 결정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게 되었다.
 
기존 (잠재)투자자들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 동력을 장기(10년 이상) 관점의 '대형 원전'과 중기(5~10년) 관점의 'SMR'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번 가스터빈 수주 성공은 이러한 시계열에 '단기(1~3년)'의 가시적인 성장성을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각적인 매출과 이익 창출이 가능한 가스터빈 사업의 부각은 SMR이 본격화되는 2030년 이전의 실적 공백을 메우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을 기대하게 한다. 또한, 1,600°C의 초고온 환경을 극복한 가스터빈 기술력은 고온·고압 환경에서 운영되는 SMR, 방위산업에 쓰여지는 제트엔진 등 미래 사업에 필요한 극한 환경(Extreme Environment) 엔지니어링 역량을 현재 시점에서 시장에 입증하는 효과가 있다. 결론적으로, 가스터빈 사업의 성공은 투자자들에게 두산에너빌리티를 '미래가 기대되는 기업'에서 '가시적인 단기 성장을 가시적으로 제시하는 기업으로 주가가 재평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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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