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시 정성적 1차 필터링 방법
투자에서 한 사이클이 끝나는 건 언제나 같다. 지친 기다림 끝에 사람들은 주식을 던지고, 시장은 새 국면으로 접어든다. 많은 주주들이 그제야 실망감과 혼란에 빠져 대화방에선 악다구니가 오간다. 그 속에서 자신의 기준을 지키며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투자 공부는 필수지만, 깊이 들어가서 존버하길 선택한다음 자신의 결정을 되돌리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때문에 회사의 투자 일정에 내 한정된 시간을 들이기로 마음먹기 전에, 회사의 사업의 질에 대해 개괄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쉽게 초기 아이디어가 변질되거나, 경쟁사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얇은 사업 모델의 리스크는 기업을 아무리 분석한다 한들 감당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설령 스스로가 잘 분석했다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이 투자아이디어를 좋게 평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시세가 났다 하더라도 잘 팔지 않으면 올랐다 해도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다.
몇 가지 간단한 체크 방법이 있다.
첫째, 회사의 고객 기반이 특정 소수에 지나치게 의존하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요 고객이 줄어들면 회사도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제품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차별화되어 있으며, 쉽게 모방되기 어려운 진입 장벽이 있는지 살펴본다. 비슷한 제품이 우후죽순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익이 급감할 위험이 크다.
셋째, 사업 모델이 외부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도 중요하다.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변동, 규제 변화에 회사가 얼마나 민감한지 파악해보는 것은 리스크 회피에 매우 효과적이다. 외부 요인에 휘둘리기 쉬운 회사는 불확실성이 커지기 마련이다.
넷째, 재무 안정성을 체크하는 것도 간단하면서 강력한 리스크 관리 방법이다. 특히 부채 비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유동성이 부족하다면, 외부 환경이 나빠질 때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영진의 비전과 장기 전략이 확고한지를 확인한다. 얇은 사업 모델일수록 경영진의 리더십과 업무 속도, 장기 계획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섯번째,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실체가 있는 회사의 제품을 써보고 평가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기준으로 애정에 빠지기전에 회사를 빠르게 걸러내는 것이야말로 리스크를 피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요즘엔 주주환원이 약하고 상방이 막힌 비즈니스는 사람이 쳐다보지 않는다. 투자란 단순히 타인이 일시적인 유행이 지속된다는 착각이 들때 파는 비즈니스를 영위하면 결국 자기꾀에 자기가 넘어가게 된다. 좀 어렵고 힘들더라도 대중이 인지할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의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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