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세계에선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입니다. 나이가 아주 많지 않다면 지금 당장은 얼마를 벌건, 잃건 크게 중요한게 아닐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할때마다 무얼 배웠냐는 것입니다. 투자야말로 실수를 해보지 않고는 배울 수 없는 경험치가 지배하는 진짜 약육강식의 세계입니다. 아무리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다해도 깊고 넓은 경험의 강을 건너보지 않으면 절대 돈을 벌어서 돌아올 수 없습니다. 실수로 배울 수 없다면 5년후에도, 10년후에도 똑같은 문제로 당신은 고민에 빠질 것입니다.
늘 같은 길에서 늘 같은 돌부리에 넘어지는 모습을 현실에선 볼 수 없지만 투자에선 아주 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나만은 예외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착각의 이유로는 투자자의 현명함을 가로막는 탐욕이 그 하나이고, 자신이 생각한 현상을 주가로 판단해서 성공했다고 판단하는것이 또 하나입니다. 가치를 보고 사서 가치의 변화와 시세를 함께 보고 파는게 아니라 주가가 단지 많이 올랐다고 맞았다고 기뻐하며 팔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건 자신을 속이는 일입니다.

그런 이유로 투자를 생각할때 자신이 뭘 모르는지 늘 생각해야 합니다. 재무제표에서 땅이 몇억이고 현금이 몇십억이고 연수익이 얼마고 달달달 외운다고 다 안다고 안심할 수 있을까요. 주입식 체제아래서 배운 사람들이라 그런지 왠지 많이 아는것처럼 느낄뿐이지 사실 그걸 안다고 기업에 대해서 잘 안다고 보진 못할것 같습니다. 앞으로 별로 나아질것 같지도 않은 매력없는 기업을 앞에서 뒤로 뒤에서 옆으로 천자문 외우듯이 꿰고 있는 '똑똑한 투자자'를 보면서 의문을 품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신이 똑똑한 투자자라고 생각하고 모든 리스크요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순간 그 투자자는 더 위험한 투자에 뛰어들게 되고 더 위험한 투자의 리스크를 잘 알았으면 회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도 합니다.
투자를 지속하는데 장애가 될 정도로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면 공부를 하거나 대표이사를 면담하거나 현장시찰을 가는게 아니라 손을 빼거나 비중을 줄이는게 더 현명할 수 있습니다.
이건 유학쪽의 인식론과 연관지을 수 있는데 유학쪽에서 이야기하는 지행합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즉 분명히 아는 것은 행동에 옮길 수 있고, 행동에 옮길 수 없는 지는 아직 미숙한 지라고 한다. 그러므로 그가 행동하는 내용이 그의 지의 수준이라고 하는 것이다."
행동할 수 있는 앎을 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앎으로서 실천해야 하는데 앎으로서 자기기만과 합리화를 해버리는게 똑똑한 투자자가 한번 깨지면 집안을 들어먹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볼때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중요한건 정보의 양이나 질보다 올바른 방향성입니다. 어디에서 삽질을 하느냐에 따라서 맨땅이 될 수도 있고 금광맥이 터질수도 있습니다.
2. 그 방향에서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힘 입니다.
3. 팩트와 팩트사이를 메꿀 수 있는 판단력과 자기확신이 필요합니다.
4. 아무리섣달 열흘동안 열심이 공부하고 노력해서 알아낸 기업이더라도 리스크요인이 있으면 서슴없이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아마 기업과 환경에 대해서 스스로 제대로 질문을 해나간다면 자신이 등대도 없고, 별도 떠있지 않은 캄캄한 밤에 망망대해에서 배를 타고 앉아있는 기분이 들 것입니다. 당신이 대차대조표를 달달달 외우고 있다고 해서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기기만입니다. 제대로 알고 있다,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유형자산을 한번 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 기업직원과 술을 먹고 매출상황을 알아보는것만은 아닙니다. 투자자가 노력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공식적인 정보와 내부자들에게서 흘러나오는 노이즈들 뿐일 겁니다. 보다 객관적으로 기업을 보려면 시장, 더 나아가 소비자를 알아야 합니다.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제품입니다. 투자자는 기업을 보는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향해 있어야 합니다. 투자자에게 궁극적으로 돈을 벌어주는 것은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입니다.

투자안을 모색할때 일단 제대로 된 방향을 설정한 다음 그 투자안의 사업기회, 기대수익률, 리스크요인등에 대해서 집중적인 조사를 해야 할 것입니다. 조사로서 이빨빠진 모자이크 조각을 꿰어맞추고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 것이 현실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대차대조표의 세계입니다.
좋은 투자는 이렇듯 이 많은 정보들중 단 한두가지 요소로 성패가 좌우됩니다. 모자이크와 모자이크 조각사이, 거기에서 어떤 미래가 나올지 상상해서 수익과 연결짓는게 투자자의 역량이겠지요.. 이 역량에서 궁극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무엇을 모르는지, 내 힘으로는 알 수 없는 게 무엇인지 또렷하게 알고만 있다면 그 모르는 부분이 당신이 감당해야하는 리스크의 크기가 될 것입니다. 당신이 만약 그 리스크를 두려워하고 자기 힘만큼만 짊어지려고 노력하면 당신의 투자는 조금은 안전해질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리스크를 헤치고 나갈지, 회피할지는 당신의 취향에 달려있습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참고문헌:http://www.gjhyanggyo.or.kr/confucianism/?menu=confucianism_1&su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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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