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나보다 더 큰 아이들에게 어린이날이라고 맛있는거 사주겠다고 집을 나서서 북악 팔각정을 다녀왔다. 아이들은 같이 간 식당에서 '어린이처럼' 음식 투정을 부리고, 우리는 '어른처럼' 다정다정하게 받아주다가 맨날 동네만 맴돌아서 지겹다며 동네를 벗어나고 싶다는 첫째의 요청에 따라 여의도와 한강을 건너고 시청을 지나 광화문과 삼청동을 돌아 북악 스카이웨이로 향했다. 큰아이가 뒷자리에 앉아 차의 블루투스를 연결한 폰으로 선곡한 음악은 흐르고 비는 부슬부슬 내렸다.
우리 식구들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듣거나 말거나' 떠들다가 맞장구치며 팔각정에 다다랐다.
어두운 구름이 드리우는 서울 하늘 위로 올라와 내려다보는 서울 야경은 예전에 어느 도시에서 보는 야경못지 않게 분위기 있었다.
아이들이 각자의 색깔대로 자기 이야기를 하는건 언제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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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