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과거의 오늘을 올해는 매일매일 눌러봤던 것 같다. 마치 다중우주의 오완규들은 2013년에 2014년 2018년의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적어놓고 있다. 
나는 과거보다 나아졌을까? 올해 5월에 부석사에 간 적이 있었다. 영주에 간 날은 날도 흐리고 밤도 늦어 늦게 찾아간 숙소는 비포장도로를 한참이나 들어간 정말 깊고깊은 산골이었다. 갑자기 20년동안 투자한 모든일들이 마음속에 파도치듯 밀려들어오는 회한이 몰아닥쳤다.
인생의 고비를 지나본적이 있었다. 지금처럼 살면 인생을 망칠수도 있다고 느낄때마다 나는 그 자리를 떴다.
지금처럼 투자를 해도 되는걸까.
그날은 잠도 못 이루고 그 생각을 했던것 같다.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백팔배를 하고도 올해내내 그런생각을 했던것 같다.
이렇게 살아가도 되는 걸까.
코로나를 핑계로 여러 인간관계가 해체되었다. 죽은 동료의 무덤을 찾아가보니 사람이 죽으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고 깨끗하게 사라진다는 걸 계속 느끼게 해주었다. 내게 좋았던 시절 혹은 더러운 악연이라 생각했던 그 사람이 없었더라면, 나는 지금 괜찮았을까 하면 그것도 아닌것같다.
언젠가 2021년을 기억하라고 하면 2020년보다 나아졌지만 내가 노력해서 이룬것만은 아닌 하늘에서 내린 보너스 게임이라고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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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