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을 마무리하며
사는 이야기/생각-이삭줍기 :
2024. 12. 29. 10:58
2024년은 자칫하면 굉장한 손실로,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이 시장에 부합했다면 꽤 괜찮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양극화 시장이었다.
산업투자자, 스타일투자 두 층이 모두 큰 기회가 있었던 시점이었고 개인적으로 올해는 겸손을 배우라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자신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말, 그동안 내가 투자를 어떻게 해서 살아왔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올해처럼 각자의 투자철학과 능력의 범위를 인식하는것이 수익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발견한 해가 또 언제 있었을까 싶다.
올해 한국의 주식시장에 두 가지 이례적인 사건이 있었다면
삼성전자에 대한 대중의 실망, 중국의 산업경쟁력에 대한 공포였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한번 겪은 일이기도 해서 트럼프 트레이드로 조선업이 엄청난 상승을 했지만, 조선도 트럼프 이전에는 중국의 공포로 주가가움직이질 못하고 있었으니 한국은 이제 미국의 보호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단지 종목선정의 문제 뿐만은 아니다. 투자자는 기업의 대상시장의 크기와 성장률 기업의 해자와 경쟁구도와 잠재구도 모두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뿐 아니라 향후 현금흐름을 통한 주주환원까지 고려해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한국시장에서 볼 수 있었다. 올해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거둔 분들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차별을 오랜동안 문제의식으로 가지고 계시거나, 데이터로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고 통찰력을 투자에 녹여낸 분들이었다.
이제 한국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미국의 전문투자자 레벨의 선구안을 가지고 한국시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미국의 사업보고서와 컨콜을 듣고 보고 글로벌 업황을 파악하고 한국주식을 미국인의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무형자산으로 돈을 버는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이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버는지 먼저 파악하고, 이 회사가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지 파악하는게 가장 마지막에 할 일이다. 시장이 얼마나 먼 미래까지 예측하고 있는가?
회사의 신뢰,기술 무형자산 평가방법이 이제 투자의 알파를 만들어애는데 절대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유명한 회사가 유명한 이유는 대부분 해자가 강력하고 고객들이 딱히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릴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정도로 압도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점진적으로 투자스타일의 변화가 있는데, 바이오쪽은 제외하고 2010년대 이전까지는 대차대조표 투자, 2010년 이후에는 손익계산서 투자 2020년대 이후에는 현금흐름위주의 투자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에너지 투자, 조선업같은 중후장대의 긴 시클리컬 사업이 다시 부각되고 있기도 하지만 시장이 성장의 시계열을 길게 인식하느냐, 거기에서 대상투자처가 얼마나 공간을 만들어내고 침투하거나 선도할 수 있느냐는 것은 결국 '꿈의 크기'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유통되는 모든 꿈에 대해서 의견을 검토해보고 회사가 꿈을 꿀만한 역량이 있는지, 하고자 방향으로 회사가 가고 있는지, 확연한 꿈의 크기에 비해 시장에서 과소평가되거나 과대평가 되고 있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숫자로 파악하는게 투자자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다.
점점 투자에서 기술요소에 대한 이해도 중요해지는것도 변화중 하나이다. 다만 소프트웨어, 제약산업등에서 해자를 파악하려면 기술요소를 파악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의 반응과 실제 사용겸험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고 이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2024년은 한국의 투자자들이 지역확장, 제품확장, 주주환원을 모두 분명히 인식해서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해라고 생각한다. 2025년은 그 방법을 자신의 투자에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해가 아닐까 싶다.
올해도 제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로 제가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 있게 피와 마음을 나누는 식구들과 투자판내외에서 만나서 이제는 가족같은 동생, 형님들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반응형
'사는 이야기 > 생각-이삭줍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자란 이례적인일에 자기만의 해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0) | 2024.12.26 |
---|---|
다시 용문사에 다녀왔다 (2) | 2024.11.20 |
행운에 대한 단상 (2) | 2024.11.19 |
트럼프 2기 정부와 미국의 글로벌 패권 전략: AI, 에너지, 군사력, 지정학적 변화와 동맹 체제 재편(with chatGPT) (9) | 2024.11.07 |
과학철학과 투자철학, 복잡계 과학의 상호 영향에 대한 심층적 고찰(with chatGPT) (9) | 2024.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