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시작한지 보름정도가 되었다. 늘 트레드밀같은 기계위에서 뛰다가 길을 이렇게 주구장창 뛰는것은 10년이나 되었을까. 몇 번정도 정해진 경로 없이 신호대기를 두세번 받으며 뛰다가 이제 안양천 조깅코스를 정해두고 뛰는데, 왕복 2.4km정도 된다.
900m까지는 쉬지 않고 뛰고 근육상태도 괜찮은데 1.1km넘으면서 호흡이 꼬여서 헛구역질 하고 난리도 아니다.
그래도 점점 자세도 안정되고 달릴 수 있는 길이도 늘어나는 중이다.
운동만큼 정직한게 없다. 어느정도 역치까지는 하는 만큼 늘어나게 되어있다.
내가 하는 만큼 늘어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타인과 맞닥뜨리는 운동은 승부욕이 성취감을 방해하기 때문에 '비례하는 성취감'이 들기 힘들다. 성취감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행복한 인간은 자아상과 타자상(내가 바라보는 나/남이 보는 나)가 일치하는 인간일 것 같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내면 그 일에 대한 보상을 타인에게 바라는게 아니고 스스로가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다. 
자아상과 타아상, 두 상이 일치하면 다른사람에게 없는 것을 있는것처럼 꾸며내거나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몸부림칠 이유가 없다.

사람이 계속 성장하려면 타인의 생각이나 기준을 받아들이는 사고체계를 갖춰야 한다. 즉, 자신의 믿음이 현실을 설명하거나 이 믿음으로 앞으로 살아가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일종의 자기부정을 거치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오랜동안 다니던 회사생활에서 물러났다. 아마도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 같다.  회사원으로서 부업 아빠가 아니라 전업 가장이자 투자자로서 살아야 한다.
이제 사는 방식을 바꿔야 할 테고, 앞으로 살아갈 기준도 바꿔야 할 것이다.
좋은 사고의 틀과 앞으로 이어질 선택을 위해서 철학이 필요하다.
무엇이 중요한지 혼란스러울때마다 한 후배는 산책하고 커피집 순례를 다닌다고 한다. 나는 이렇게 어딘가 적어서 글로 남겨본다. 생각의 틀이 흔들리지 않게 잡고 있는 일이 내게는 중요한 일이다.
오래 지나면 중요한 생각은 남아있을것이고, 중요하지 않거나 유효기간이 짧은 것들은 잊혀질 것이다.
 
금강경에서 부처님은 아상(我相) · 인상(人相) · 중생상(衆生相) · 수자상(壽子相) 본래 없다고 하셨다.내가 생각하는 나도, 내가 보는 타인도, 반대로 타인이 보는 타인, 타인이 보는 나, 다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바뀌고 움직이고 흘러가다가 사라지는 것이므로, 이런것에 집착하면 삶이 힘들어지는 원인이 된다.
 
나도, 남이 보는 나도, 내가 보는 현상도, 모두 나와 타인의 관점이지만 진폭이 크고 시간이 지날 수록 모두가 변해간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시간으로 이어진 긴밀한 인연이면서도,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사람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작은투자자님의이  "열심이 노력한다는 것은 머무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던 적 있다. 가만히 있으면 시간의 물결에 모두가 변해가는 것이다. 많이 노력했다는 말은 많이 참고 있거나 많이 기다려줬다는 말일 수도 있다.  엄청나게 빠른 물살에서 한자리에서 한결같이 머무르는 것이 노력하는 것이다. 
사랑은 참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다만 내 스스로가 세상과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 나는 계속 세상이 흘러가는 속도이거나 그 이상으로 성장해야한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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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