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작년부터 보던 사람과, 올 여름부터 보는 사람이 느끼는 위기감은 다를수밖에 없다.
어쩌면 포지션 차이, 어쩌면, 정치적 견해차이...
노무현 정부 초기 단군이래 최대의 경제불황이라고 떠들때 묵묵히 주식을 사던 사람이 나였는데..
이명박 정부 초기 9월 위기설에서 이상과 현실과 정치적인 견해랑 상관없이 주식을 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초가삼간 다 태우기전에 돈벼락을 내려서 끄는 시나리오대로 간다.. 신용경색으로 완전한 종말, 파국으로 가느니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대겠다는 것이다. 이제 구제금융 나왔다. MMF에 대한 지급보증까지. 리먼의 파산과 AIG의 국유화는 실물경제로 가는 도화선을 자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제는 금리정책이 나올것을 지켜봐야 한다. 오른다면 미국이 경제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신호가 될 것이고, 내린다면 미국의 소비자들 부채연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미국도 한국과 똑같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다만 미국은 먼저 터졌다는 것..
올려도 문제 내려도 문제다. 당연히 금리 동결이다. 방향성이 나오기 전에는 계속 금리는 동결이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면 금리는 윗방향으로, 경기침체가 방사능 낙진처럼 떨어진다면 인하가 나올것이다. 성장이냐 분배냐는 정치경제학적인 노선차이 내가 한국은행 총재였다면 작년 초에 금리를 1%정도 올려놓고 지금쯤 내리고 있을텐데.. 참 둔감한 인생들..

위기가 진정되면 미국으로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간 달러가 해외로 터져나올때가 올 것이다. 파생상품과 함께 사라진 신용거품은 상각되고, 그 자리는 또다른 거품이 채워질것이다. 미국에 의해서, 미국에 의해서 부를 움켜쥐고 있는 주변국가에 의해서.. 미국의 시장을 대체할만한 나라가 나오기 전에는 이 거품은 계속 만들어지고 주기적으로 터질것이다.
이게 베어마켓 랠리가 될지 마지막 불꽃이 될지 모르지만. 달러는 조금 더 자신이 죽지않았다는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조금더.. 조금더..
한국에서 외화부족으로 환율이 폭등하고 가계가 도산할테지만 환율이 1300원이면 한국주식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가격이 된다. 달러인쇄기는 여전하고 외국의 장년들은 노후에 놀고먹을 돈이 필요하다. 이렇게 공돈에 굶주린 외국투자자들이 가만 놔두질 않을텐데.....

약간은, 마음을 놓아도 되겠다. 쥐똥만큼 마음을 놓고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주회사나 살펴볼 일이다.
더 나빠질일이 있을까? 더 안좋아진다면 자본주의의 공멸, 핵전쟁, 소행성과의 충돌, 기후변화로 인한 기아등이 있을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그런걸 바란다면 모를까 자연재해를 빼고는 사람들이 가장 바라지 않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게 내 생각이다.
위기론이 더 오래 지속된다면 지금부터 빚을 끌어다쓴 사람들이 집을 팔거나 줄이고 줄이고 부채를 상환하면서 구조조정을 할 것이다. 나는 이 위기가 좀 오래 가서 부동산으로 꿈꾸는 사람을 확 줄여놨으면 싶다. 그러면 헛되이 지어서 거품이 잔뜩낀채 부동산 거품을 유도하는 건설사들이 한번쯤 물을 먹을것이고, 살만한 가격에 적정한 가치대로 평가받는 가치부동산의 시대도 열릴텐데... 주식투자에서 가치투자가 영 약빨이 먹히지 않을때처럼 아직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미신이 지배하고 있다.

어쩌면 위기가 닥쳐야 사람들은 각성을 하게 되어있다. 보이지 않으면 믿지 않는 습성, 나쁜정치를 만나서 고생도 해봐야 민주주의가 왜 필요한지 다시 깨달을 것이다. 욕망에 불타올라 형편도 안되면서 무모하게 투기에게 동참한 사람들에게는 불행한 댓가가 기다릴 것이다.

어리석은 군중들은 스스로 채찍을 선택한다. 그럴때 채찍이 필요하다. 나중에 함께 죽지않으려면 그래야 한다. 차라리 한대 맞고 정신차리고 오래 사는게 나을수도 있다.

되도록 고통은 짧게 끝내고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불나방이 되지 않기 위해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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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