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은 대선에서 떨어졌고, 믿을 수 없다는 말도 많았고 결국엔 만신창이가 됐지만 그 사람이 남긴 메시지는 간결하고 명확했으며 사람들에게 대안에 대한 과제와 고민을 심어주었다. 성장을 하면 뭐가 좋지? 대기업위주의 성장? 중소기업의 고용? 그러다가 이명박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버렸다. 촛불시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 그런 이후 사람들은 문국현 후보가 이야기한 주제에 대해서 보다 더 구체적인 고민을 나름대로 생각을 해볼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문국현후보 그는 그정도로도 충분히 자기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은 죽어서, 문국현은 대통령이 되지 못한 아쉬움으로 자기 소임을 완성했다면 역설일지도 모를 것이다.
아마도 그 사람이 대선을 통해 남긴 메시지는 적지 않았으리라.
그는 아마 막연하게 경제성장률 몇%가 아닌 세세한 아젠다를 내놓았으며 정책중심의 연대라는 프레임도 내세웠다. 아마 이번에 선거에서 정책연대가 된다면, 그 선거에서 사람들이 어떤 결과물을 보기 시작이라도 한다면 문국현은 썩어서 갔어도 그 사람이 무의식중에 남긴 메시지와 말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생각이다.

그래서, 진보진영에서는 씽크탱크를 자처하는 경제연구소와 민간교육기관들과 강좌가 생겨나고 있고, 이렇게 세상은 알게모르게 조금씩 변화하는 조짐을 볼 수 있게 되는거지..... 아이폰이 나타나서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고, 조직 내부에서 욕을 무더기로 먹는 내외부고발자가 낸 책이 알음알음베스트 셀러가 된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픔을 느껴야 아픔을 피할 수 있게 되고, 보여야 알게되고, 소리가 들려야 뒤를 돌아보게 된다.
자기의 우둔함을 엄청난 돈을 갖다 바치면서 깨달은 후에야 아는 사람도 있고(끝까지 왜 그런지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썩은 속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아쉽고 고통스럽게 사라지는 사람들을 통해서 세상은 어떻게든 변하게 마련이다.

어찌됐던 우리 국민들은 정권을 두 번을 갈아치워 봤고, 이 과정에서 쓴맛을 보게 되었으며 선거가 중요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중간에 절차상의 하자없음에(중간에 똥물에 들어갔다 나오면서도 뻔뻔함에 속긴했지만) 분노를 토로하면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것은 우리사회가 아직은 건강하다는 믿음과, 합리적인 다수는 존재한다는 믿음에 더해 잃을게 없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면서 에너지가 축적되어 간다는 것이다. 잃을것이 없는 소수가 점점 다수가 될때 사회변화의 에너지는 축적되어가기 마련이다. 생각대로 현 정부는 이 에너지 축적속도가 엄청나게 빠른지라 오래 걸리지도 않았던 것이고 전정부는 김+노 대통령 10년이란 세월이 걸렸지만 5년이면 충분히 쓴맛을 보게 될 것이다. 다음정부는 물론  현정부가 싸놓은 질펀한 똥을 치우게 될 확률이 놓겠지만..  이 쓰디쓴 수업을 다시 듣고 싶지 않은 유권자는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할 것이다.

저출산은 기존의 베이비붐세대까지 누려왔던 모든 기반을 해체시킬 만한 위기상황이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사람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이고, 경쟁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경제문제는 진단해서 처방을 내리면 1년안에도 손을 볼 수 있지만 저출산문제를 해결하려면 장기적으로 국가의 온갖 재정정책과 복지정책틀과 성장우선의 패러다임을 모두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 성장위주에서 분배위주로, 수출위주에서 내수위주로, 생산성 위주에서 창의성 위주로, 과로경제에서 삶의 질 위주의 경제체제로 변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환경자체를 변화 시킬 수 있는 선거라는 발명품을 손에 쥐고 있음을 각성하는 순간, 정치인들이 다리하나를 놓고 고층빌딩을 더 올리는 것으로, 별로 생활엔 쓸모없는 치장에 골몰하는 것으로는 더이상 표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 사회는 또 한발짝,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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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