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쯤에 써뒀던 글을 손을 봐서 올립니다.

 

날씨도 더운데 비까지 오락가락 하니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묵직해지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혼을 빼놓고 있습니다.
아침에 차를 몰고 출근하는데 비가 두번이나 오가더니 푹푹 쪄댑니다. 지리시간에 우리나라가 온대성 몬순기후라고 배웠지만 요즘은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겠지요. 아마도 더 이런 기후가 진행되면 겨울이 짧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 벼 세모작이 가능해지고, 종려나무니 소철나무니 하는 제주도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집밖에 심겨져서 잘 자라는것이 눈에 띌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증시도 우리의 기후변화에 못지 않을만큼, 아니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변해왔습니다. 사자마자 파는것을 걱정해야 할만틈 상승장과 하락장사이에 큰 폭의 주가변동이 있었습니다. 경기를 보자면 경기고점과 저점간의 경기차이가 극심한 변동성때문에 경제체질이 외부변수에 더 휘둘리곤 했습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적립식 펀드의 등장으로 변동성이 상당히 사라졌다고들 합니다만,  결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든것도 경기자체가 고점과 저점간의 시간이 짧아지고, 고점과 저점의 폭이 줄어들었다는 데에 원인이 있을것 같습니다.

이렇게 경기변동의 폭이 줄어든 것은 국내 기업들의 체질이 개선되어서 이익의 변동성이 점점 줄고 있다는 맥락으로 읽을 수 있을것입니다. (좀 오래된 이야기지요) 

여기까진 별로 새로울것 없이 수없이 많은 글을 통해서 이미 알려진 이야기들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더해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금리도 올랐고, 미국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고, 우리 주식시장도 급등락을 해대서 더더욱 의심이 갑니다.

지금의 급등락은 간단하게 이런 불확실성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오르면 낙관적으로 보이다가 떨어지면 비관적으로 보이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이 어느날 갑자기 갑자기 외부변수에 더 많이 영향을 받을까요?  기업이 어느순간 주식시장의 등락폭과 운명을 함께 할까요?

시장의 등락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기업에 집중해서 현상(기업의 투자, 시장의 확대, 이익회수, 경쟁전략)을 잘 분석해야 합니다.

 

요즈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몰고온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올려지고 있습니다.

저도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 스스로 주식을 하면서 (정확히 주식투자라는 걸 하면서) 걱정의 종류가 많아지긴 했습니다.  기다리던 세일기간이 왔다 그러니 쇼핑을 해야한다고도 합니다. 혹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과 세계 경제간의 크나큰 리스크에 대해 땅이 꺼질듯이 걱정하기도 합니다.
어짜피 주식시장은 돈의 형태로 생각과 생각이 만나고 맞부딪히거나 어울리는 곳이고 이런결과로 거래가 일어나는 것을 생각해보면 양쪽의 극단에서 본 긍정론과 부정론이 모두 도움이 될때가 상당히 많았던듯 합니다.

이런 걱정들을 지나쳐버리는것은 각 투자자산별로 참으로 위험스런 일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의 의견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해버려서 패닉에 빠지거나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는 것은 상황파악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나친 비관은 기회를 잃게 하고, 지나친 낙관과 기대는 실망과 절망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낙관과 비관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투자는 세 가지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환경, 또 하나는 현상, 다른 하나는 변화입니다.

환경

-날씨 또는 기후
투자라는 긴 여정을 보자면 환경이 많이 작용합니다. 환경이라면 정책, 경제 여건이나 소비, 고용, 투자등 경제주체간의 주고받기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변수를 말하는 것이겠지요. 이런것들이 모두 경제에는 변수로 작용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환경이라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몇십년에 한번 오는 폭우가 오고 바람이 부는 단기적인 현상에서 부터, 서울의 하늘에서 언제부턴가 스콜이 쏟아지고, 겨울에 한강이 얼지 않는 현상이 지속되는 기후의 변화처럼 장기적인 환경의 변화가 있습니다.

이 환경요인이 경제에서는 항상 일정하게 작용하길 바라는 이해관계자가 있고, 변화하길 바라는 이해관계자간의 조화에 의해서 결정이 되게 됩니다. 투자자는 이런 환경에 대해서 명확한 관점을 가지고 있어야 다음에 오는 현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현상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

우리 생황은 모두 사건이라고 보면 매일 다양한일이 발생합니다. 소소하게 양말이 구멍이 났다던가, 깜빡잊고 집에서 뭔가를 빼먹고 오는 것부터, 만남에서 관혼상제처럼 하나의 이벤트가 큰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 있습니다.

정확히 현상을 관찰해야 환경과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류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관찰할때 의견과 사실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의견과 사실의 구분을 통해 보다 간단하게  환경-현상 간의 인과관계를 파악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에서 이런 현상들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것이 일반적입니다. 소비자가 은행에서 월급통장을 들어내고 증권사 CMA로 이동하는 것도 경제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은행의 저금리 기조라는 환경의 영향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빵 기업이 날개돋치듯이 팔리는 수수팥빵이라는 신제품 아이템의 공급을 늘리기위해 제빵기술자를 더 고용하는 것도 현상이고, 정부에서 넘치는 유동성을 제어하기위해 작동시키는 지급준비율 변경, 이자율 조정, 통안증권발행을 하는 것도 어떤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되먹임현상(feedback)을 거쳐 환경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고,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변화

-이해관계자들의 행동양식으로 인해 일어날 변화들
현실을 아주 짧게 끊어서 들여다 보면 변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환경이 있고 현상만이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생태계든 경제든 각 개체들은 자신의 생존이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어떤 환경의 움직임이 일어나면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로널드 뮬렌켐프라는 펀드매니저의 표현을 빌자면 '기후의 변화'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즉 날씨는 하루하루 변화지만 이것이 일정한 추세나 방향성으로 움직이면 환경이 변합니다. 길게 지구의 역사를 예로들자면 빙하기와 빙간기가 있었던 것이 기후의 변화이고 이 사이에 이런 변화에 적응한 종은 살아남았지만, 적응하지 못한 종은 멸종해서 화석으로만 남게 되었지요.

이 변화에서 적응한 종이 두 종류가 있었습니다. 원래 이런 환경을 좋아하는 종이거나, 먹이를 바꾸거나 극심한 추위에 견디는 적응력을 갖춘 종이겠죠. 전자에겐 행복이었겠지만 후자에게는 무지막지한 생존의 고통이 따랐겠지요.

이런 시각을 경제로 환원시키면 환경이 변화하면 이런 환경이 적합한 경제개체에겐 행복이고 그렇지 못한 개체에게는 적응하든지 사라져야 하는 선택앞에 서게 됩니다.

이러한 경제개체들의 선택과 그에 따른 성공, 혹은 몰락이 하나의 현상이 되고 이것이 쌓이고 쌓여 되먹임 현상을 일으키고 또 다른 환경의 변화를 불러오게 됩니다. 

 

지금까지 환경, 현상과 변화에 대해서 써 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순수한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점을 하나 찍으면 방향이 없지만 연속적으로 두 개가 찍히게 되면 선을 그을 수 있고 세 개, 네 개를 찍으면 추세를 그을 수 있습니다. 각 경제주체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거나 대립한다는 사실을 가정하면 큰 그림에서 변화에 대해서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장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급등락이 이뤄져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원래 그런것이니 너무 고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리 대단한 불경기라해도, 어느곳에선가 호황을 누리는 기업이 있게 마련입니다.  투자에 있어서 좋은기업을 찾는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주가가 오르내림에도 좋은기업은 하루이틀만에 나쁜기업으로 변하지 않고, 나쁜기업은 하루이틀만에 좋아지지 않습니다.  좋은기업이나 나쁜기업보다는 주가의 움직임과 기업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변화를 보는 시각을 분리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것은 자신에 선택에 대한 신뢰, 결과를 기다리는 인내심입니다.

기온이 1도 올라가서 에어컨을 틀고 1도 내려가면 난로를 트는 식으로 대응하면 이런것이 없는 환경에 나가면 생활이 힘들 것입니다. 살짝 감기에 걸리거나, 열사병 직전까진 가더라도 약간 참는것이 몸의 저항력을 키우고 건강에 좋은것은 몸의 이치겠지요. 

비가 오는정도의 날씨변화라면 우산이나 비옷정도가, 어울릴 것이고, 기후가 변한다면 투자를 접을 만큼의 마음의 공간이 필요할 것이니 두고두고 부지런히, 하지만 천천히 생각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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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