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오님과의 저녁식사.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캬오님과의 저녁식사.

https://t.me/Kyaooo 주식투자를 오래 하신 캬오님과 저녁식사를 하게 됬다. 주린형이 약속을 잡았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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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투자자님이 후기를 써주셔서 뭔가 저도 답글을 쓰는게 예일거 같네요.

어제 주린님과 작은투자자님을 만났습니다. 약속은 급히 잡혔고 미루다간 아예 보지 못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회사부근의 태국음식점에서 뵈었습니다.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오랜시간 노래방에 앉아서 노래방 책을 뒤적이며 혼자 노래부르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비유를 했습니다. 블로그는 그래도 글쓴 공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텔레그램은 휘발성이 강한 매체입니다. 때문에 가끔 혼자서 지껄이는 말에 현타가 오기도 하고, 공유한 글이 엉뚱한 내용을 담고 있거나(제 잘못이죠) 댓가없이 양질의 글을 공유해주시는 분들께 빚진 마음도 들고, 감사한 마음도 듭니다. 
전에 유명한 투자자분이 주옥같은 분석을 해서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회사가 분식을 해서 함께 망가지는 일을 몇 번 보곤 했었습니다. 자기도 당했다, 나도 피해자다 하는 말로 면피는 할 수 있겠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마음이 좋지 않았었지요. 그런데,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투자를 해도 교통사고처럼 누구나 가해자-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걸 오스템임플란트 사태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버스를 타고 눈을 감고 장을 청하기도 하지만, 주식시장은 시속 110 km로 모든차들이 달리는 고속도로처럼 정말 위험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차안에서 보면 다들 비슷한 속도로 달리지만 길에 내려서보면 발걸음이 휘청할정도로 110km라는 속력은 대단한 것입니다.  

우리가 상식의 범위안에서 자신의 깜냥과 노력에 합당하기 기업이 버는 수익률정도를 추구한다면 대략적으로 10%내외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수한 기업이 내는 '지속가능한' 연간 ROE가 10~20% 정도입니다.  물론 탐방다니고 일상을 갈아넣는다면 연 50~100%의 수익이 가능할수도 있을것입니다. 대주주가 '비교적' 양심적이어야 하고 회사 성장을 적당한선에서 멈추지 않고 세계적인 회사로,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야망이 없다면 주주는 어느순간 이 고속으로 달리는 고속도로 어딘가에서 내려서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이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면 투자를  더 많은것들과 바꿔야 합니다. 증권사나 회사에서 쉽게 알려주지 않는 정보들을 붙잡고 엑셀과 씨름해야 할 수도 있고, 우리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에서 무시하는 아이디어를 붙들고 시간을 불살라버리는 시기를 보내야합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편견과 맞서서 싸우(싸운다고 하기보다 '무기력하게' 기다리)거나 우리가 모르는 회색지대를 헤메고 다녀야 합니다. 

인생은, 투자는 사실 알고보면 시간투자 게임입니다. 어디엔가 시간을 쓰게 되고 그에맞는 산물이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일반인의 삶-연애하고, 직장에 다니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우리의 삶을 투자에 맞춰나가야 하고, 진짜와 가짜를 가려나가야 하고 우리의 지식범위 밖에 있는 미지의 회사들은 불확실성을 혼자 감당해내야합니다.  물론 어린 아이들과 노는시간,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얻는 성취감.. 점점 삶은 시장과 나와, 나와 함께하는 투자자들로 좁혀지겠죠.  함께한다면 이 노력이 조금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잉여시간을 더 높은 수익을 내는 공부에 쓰는데 재투자하거나 주변인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것입니다. 

배운걸 아낌없이 나눠주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주변에 같은 생각을 가진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는 말씀이 인상깊었습니다. 저도 겪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오랜동안 투자하면서 타인에게 투자로 도움을 주는일이, 제게는 큰 노력없이도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싶어하는 타인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즐거운 일이기때문에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곤 했습니다. 

레버리지라는 말을 투자판에 들어와서 처음들었습니다. '빚'이라는 한국낱말이 있습니다만 이것으로 벼랑끝까지 갔다가 살아나온 분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이것으로 나락까지 간 분의 이야기도 자주 듣게 됩니다. 인간레버리지라는 말을 요즘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나보다 능력있고, 똑똑한 사람을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것을 인간레버리지라고 부른다고 정의했습니다. 약간 더 범위를 확장하면, 나보다 능력있고 똑똑하지 못한 사람을 기다려서 나보다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것 또한 레버리지라고부를 수 있을것입니다. 

저 보다 좋은 분들을 만나기 힘들다면 대학생들과 모임을 하거나 밥을 사면서 만나거나 전업을 갓 시작한 분들과 스터디 모임을  하면 됩니다. 10~20년쯤 지나면 그분들이 삼프로에도 나오고 투자자문사를 차리거나 운용사를 차립니다. (제 이야기입니다)

저는 사람을 그렇게 가리면서 만나는 편도 아니고 이 사람을 만나는게 투자에 도움이 될까도 그닥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나서 배울만한게 있는 사람인가? 만나서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두 가지의 기준만 가지고 있습니다. 

제 하찮은 능력 중 그나마 글을 쓰는게 일상이 되어있어서 아이투자라는 곳에서 글을 쓰고 이 글을 레버리지로 많은 대단한 투자자분들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만날 수 있었습니다.그런 활동이 매개가 되어서 지금도 훌륭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아는것을 점검하고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자기가 딱 정한 영역만 고수해서 큰 자산가의 반열에 들어간 분도 계시지만 그분의 인생은 제가 보기엔 너무 심심합니다. ^^;; (멀리 사시는데 제가 찾아가서 놀아드릴수도 없고 흠..) 투자라는 모험의 길고 위험한 여정에서 좋은 분들과의 만남은 좋은 휴식이자 배움입니다. 그런 길에 세워진 표지판 같은 사람이라면 만족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덕분에 투자한 모든 기간을 되새겨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시간 내주신 두 분께 깊은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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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