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태어난 날을 기리며
세계에서 자기네 나라의 문자가 제정된 날을 기리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것이다. 문자의 생일을 모든 국민이 축하하며 모든 일을 멈추고 기념한다는 것은 한글이 한국인에게 어떤 일인지 되새겨 보자는 뜻이 있을 것이다.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표음문자이다.
데이터 개발자로서 가장 힘든 일은 기능과 대상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다. 여러사람이 같이 일해야 하는 환경에서 개발자가 대상마다 표기를 다르게 할 수 있으니 대상을 정하고 단일한 코드를 붙여주는 것이다. 보통 이름을 잘 붙이고 코드구조를 잘 만들면 프로그램 유지보수가 획기적으로 쉬워진다. 좋은 코드는 추상화하여 많은 상징을 표현할 수 있으면서도 기호마다 모두 다른 표기를 쓸 수 있게 확장 시킬 수 있도록 하는 두 가지 고려가 필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개발하기 힘든 시스템은 어떤 이든지 직관적으로 배우고 응용하고 쓸 수 있으면서도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맞춰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무한하게 많아 보이는 한국어의 음가를 분류해서 28자의 문자로 추려서 모든 음가에 낱낱이 이름을 붙여주는 일은 생각보다 천만배는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것도 말과 짝을 이루고 사고체계를 담는 순간순간 사라지는 말의 집인 문자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발상은 어지간한 천재라도 사실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을 것이다.
세종임금에게 주어진 과제는 다음과 같았다.
‘한국어의 모든 말을 기록 할 수 있는 문자를 만들되 최대한 적은 기호로 달성 할 것’
한글은 확장성과 적확성을 한국어에 대해서는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문자이다. 한국어가 15세기에서 21세기까지 이어져 왔는데도 자모의 변경이나 추가가 없이 한국어를 500년 이상 담아낼 수 있는 한글의 우수성은 컴퓨터 자판만 봐도 알 수 있다.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글로 쓰지 못하는 걸 가엾게 여긴 당대 최고의 천재이면서 왕이었던 세종임금이 아니라면 신하들과의 반대를 논리와 지식과 실력으로 누르지 못했을 것이다. 왕이라는 지위와 본인의 천재성과 고집 세 가지가 없었다면 이 문자는 나오지 못했거나 나오더라도 사장되지 않았을까.
당대최고의 언어학자가 왕이 된 기가막힌 천운으로 한글은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고, 한국어에 잘 맞는 문자체계의 우수성에 함입어 당시 수백년에 걸친 양반층의 무시와 천시에도 불구하고 차별받고 소외된 계층인 여성들과 백성들에게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20세기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
564살 한글의 생일을 기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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