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계의 오래된 분류법으로 투자자를 가치투자자와 성장주투자자로 나누곤 한다.

분류를 흔한 세속적 잣대로 분류하자면 초보와 고수로 나눠 볼 수도 있겠다. 혹은 잣대를 투자의 행태로 바꾸면 투기자와 정석투자자로 나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를 두 부류로 나눈다면 현실을 인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어떤 성향에 따른 기준이 더 적절 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가치투자자, 성장주투자자 둘의 이름을 바꿔 불러보려 한다. 하나는 보수적 실증주의자, 하나는 진보적 낙관주의자이다.

진보적 낙관주의자는 투자의 시작이 여러 지식이 바탕이 된 직감과 다른 판단을 검증하면서 "파악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의 약한고리는 현실에서 논리의 비약으로 태어났으며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며 행동을 바꿔가므로 결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미래를 파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보수적 실증주의자는 회사의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온전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알 수 없다면 미래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사항을 세밀하게 따지고 검증해보려 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에 비해 과거의 사실을 분석하는 방법은 계량적화여, 통계적 방법을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므로 간편하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보기에, 투자는 미래를 다루는 게임기이에 답이 나오는 보수적 실증주의에 비해 일반적으로 진보적 낙관주의자는 소수일 수 밖에 없다. 진보적 낙관주의라는 것의 증거는 희박하거나 직관에 의지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둘의 차이란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대다수의 진보적 낙관주의자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개성을 잃거나 소멸할 위험에 빠질 소수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미래라는 것에 대해 오랜 시간을 두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상을 보면서도 자신의 시각을 지키기도 쉽지 않은데에다가 논리전쟁이 벌어지는 투자모임에서 어쩌면 갈수록 보이는 것-증거-에 매진하다보면 멸종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보적 낙관주의자와 보수적 실증주의자. 이 둘은 마치 정치적 성향처럼 타고나게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두 성향은 마치 물과 기름같아서 보이지 않는 것과 관념적인 것을 놓고 대립할때 둘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미래를 과거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보수적 실증주의자의 시각으로는 미래는 온통 기회가 가득해 보이는 진보적 낙관주의자의 논리는 빈약하거나 헛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수적 실증주의 노선이 안전한 경우가 많지만 그 반대의 경우 어떤 투자자를 벼락부자로 만드는 일도 있기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투자자들간의 토론은 첨예해지면 시간이 지나서 인간관계에 좋지않은 결과를 낳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투자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가지지 못한 생각이나 시각을 체크하며 듣고, 나에 대한 비판과 투자안에 대한 비평, 그리고 견해를 구분해 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토론을 하더라도 결국 투자는 혼자 하는 것이다. 혼자 결정하고 혼자 판단하고 그리고나서 결과에 혼자 책임지면 된다. 이런 전제를 깔고 가야 투자모임이든 개인의 투자든 지속가능한 것이 될 수 있을것 같다.

다른사람의 견해를 듣고도 자신의 생각을 유지하는 것 동시에 다른사람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주저없이 버릴 수 있는 마음이 동시에 작동해야 투자판에서 오래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의미없는 글 같지만 투자자는 진보적인 가슴과 보수적인 머리가 동시에 겨루어야 어느정도 중심에서 투자안을 결정하는데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강점을 알고 있다면 자신의 투자색이나 성향을 바꿀 필요는 없다. 투자자는 자기기 가장 잘 할 수 있는것 하나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그것만 하면 되니까..

그리고 아직 투자안의 판단이 설익었을때는 자기자신의 주관을 지킬 수 있는 시점에서 다른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좋다.

정리하면서...

짧은 생각으로는 두 투자가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투자안이 가장 좋은듯하다.
가령 성장주와 가치주, 대형주와 소형주, 배당주와 고성장주 사이의 중용을 찾는 것이다. 조금만 움직이면 성장주가 되는 가치주, 시총이 20%만 커지면 중형주가 되는 소형주.. 거기다 사람들을 설레게하는 차트우량주까지.. 조금만 실적이 잘 나오면 인식이 완전 전환되는 기업들을 찾는 것이다. 이런 기업들은 보유한 사람들과 앞으로 살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뚜렷이 변화하는 방향이 보이는 것을 찾는 것이다. 결국 미인대회에서 투표를 할때 팔방미인, 스위스 아미나이프 같은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유로 선택받을 수 있는 회사를 고르는 것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투자 스타일을 모두 그들의 입장에서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결국 진보적 낙관주의자들의 탑다운, 보수적 실증주의자의 버텀업이 만나는 지점을 찾는게 앞으로 내 투자의 지향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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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