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기로에 서있는 하이텔..
보낸이:오완규 (cocon ) 2000-06-06 16:01 조회:141 추천:8


하이텔 운영자님이나 경영진님들 봐주십시오.
역사가 10년된 모 동호회 운영자로서
요즘 인터넷과의 격차를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게 뿌리가 깊은데도
신입회원의 감소와 이에 따른는 회원 평균연령의
증가와 활동회원의 감소는 거의 전반적인 동호회들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여집니다.
제가 어릴적부터 몸담았던 동호회 게시판에서
회원수가 하나둘씩 줄어들고 있는 것을 느낄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이게 범용통신프로그램으로 접속해서 스스로 정보를
만들고 밤을 새워 채팅을 했어도 서로에게 최소한
예의는 지킬 줄 알았던 마지막 세대일지
모르는 우리가 일군 동호회의 마지막 순간이
곧 다가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이텔이 자랑하던 커뮤니티도 제가보기엔 수명이 다한듯합니다.
하이텔이 내세운 전문성을 자랑하는 동호회들보다
더 알찬 유즈그룹들이
인터넷에 열리고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하이텔은 모든 동호회의 운영자에게 월급을 줘도 시원찮습니다.

전 지금 하이텔에 묻고 싶은것이 있습니다.
하이텔은 지금까지 동호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인터넷에 발담그는 회사로는 드물게 순익을 내면서
주식을 상장했으면서 자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우수한 정보를
제공한 사용자에게 무슨 혜택을 주었는지.
사용자를 늘리느라 상품을 펑펑 주고 가입비면제니 제도를
펼치면서 저같은 묵어빠진 고객에게 가시적으로 어떤 혜택을
주고 있는지..

온라인서비스에서 사용자가 가지는 위치는
사업자 이상입니다.
상품을 만들고 소비하고 사용자에게 서비스 자체는 진열장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기능이 막강해도 사용자가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 서비스는 결국 아무도 오지않는 으리으리한 대궐같은 존재가 되겠지요

하이텔 제발 분발하십시오.
게시판만 냅다 만든다고 잘하는게 아닙니다.
매일매일 무슨기능인가 계속 추가되는 그런 성의있는
모습을 사용자들은 바랄 것입니다.
하이텔 텔넷이 편하다고 하이텔 2000아무도 안써도 버그는 매일매일 고쳐주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수익모델이니 뭐니 사용자 하나를 값으로 환산하는 시대라 해도
늘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서 고민하는 모습으로 서비스에 임한다면
한달에 만원, 아까운 마음없이 낼 겁니다.
사용자를 돈으로 보지 마시고 사람으로 봐주십시오.

전 하이텔에 큰 악감정도 없습니다.
하이텔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경영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허나 느끼는것은 하이텔을 한국통신이 인수한다음
더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뿐입니다.
모든 통신사가 발전을 거듭하는데 늘 똑같다면 이건
상대적인 퇴보가 되겠지요.
한국통신 자회사는 다 그모양이군.. 늘 현상유지만 하려고하고
엄청난 금액 투자해서 손해보면 문책당하니까 월급쟁이로서 모험은 못하겠다
이해도 됩니다만..
하이텔은 제발 정신차려야 합니다.
제 경험으로 보아 한번 빠져나가는 분위기가 조성된
동호회는 십중팔구는 몰락하게 마련입니다.
하이텔 가입자수와는 상관없이 탈퇴자 수의 추이가 상승중이라면
(추세곡선을 그어보면 알겠지요) 하이텔의 앞날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무료 사용자들만 북적거리는, 그냥 인포샵의 어느 업체처럼 삭막하게
변하겠지요..
하이텔을 한국통신이 인수하면서 더 나아졌는지 설문조사를 해볼것을
제안합니다. 아마 하이텔 사장님 쇼크먹을 결과가 나올겁니다.

저는 제가 몸담고 있는 동호회가 단 몇년전처럼
사람들로 북적북적 했으면 합니다

그게 하이텔도 살고 작지만 10년이란 세월이 고스란이
녹아있는 우리 동호회도 사는 길입니다.

하이텔을 걱정하는 한 유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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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