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은 좋게도 나쁘게도 작용하는데 이 스크립트를 옮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재능이 저한테 없었어요. 그게 제 음악 생활의 비극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턱없이 그게 모자랐고 그래서 그거를 제 어떤 성격적인 집요함 같은 걸로 어떻게든지 그걸 근사치라도 가려고 발버둥을 치다 보니까 매 순간이 저한테는 좀 힘들 수밖에 없었고 그건 올바른 얘기는 아니고 현실적인 얘기인데 성인이 되고 나서 한 30년 살아보니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운이더라구요 운이 따르면 영화건 음악이건 책이건 되는 작품은 그 과정마다 돼요 될 수 밖에 없게끔 가요. 근데 운이 따르지 않으면 저는 2집 망했던 것처럼 안 되는 팀은 정말 안 돼요.

아까 가장 좋았던 공연이 2009년 지산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가장 최악의 공연이 2010년 지산이었어.
그때는 정말 이 메인 스테이지에서 한국 밴드 40년 동안 한국 밴드 중에 가장 헤드라이너를 저희가 쓴 거예요.
그리고 주최 측에서도 우리가 해달라는 거 다, 페이부터, 우리는 리허설 OK.
그래가지고 그 전날 공연 지산 근처에 있는 펜션을 잡고 가서 다 재웠어요. 멤버들을 왜냐하면 당일날 아침에 리허설을 하러 가면 지치잖아요. 전날 가서 자고 비정받은 리허설 시간에 리허설 이어서 하고 올라가서 다 죽여버리자. 

아무도 안 죽었지.
그러니까 뭐냐 하면 그게 저희가 텔레비를 안 하는 밴드이기 때문에 그런 큰 모델을 잘하는 게 저희한테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에요. 그리고 5집도 잘 됐고 앨범도 잘 됐고 그 기회가 왔는데 못 살렸어.
왜 못 살렸냐 하면 제가 소리에 예민하기 때문에 전담 엔지니어가 있어요.
처음 만나는 엔지니어한테 오늘 맡길 수가 없는 거예요.
소리를 항상 저희를 전담하는 엔지니어가 있는데, 가장 잘했어야 될 공연에 이 양반이 2시간 반 지각을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러니까 내 성격에 막 소리소리 지르고 막 이 목을 그때 다 써버리고 무대에 올라갔는데 리허설을 안 했으니까 아비규환이야. 뭐가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리고 당연히 너무너무 안 좋은 공연을 한 거예요.
그때 제가 느낀 게 10년 동안 같이 손발 맞추면서 한 번도 지각을 하지 않던 사람이 왜 가장 중요한 국면에 지각을 했을까 .생각하면 이 역시 운의 소관이구나. 이거는 그렇게밖에 해석할 수도 없는 거고,

그러니까 운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하고 이발관이 우연에 의해서 시작하는 행운들이 있었지만 눈이 그렇게 따르지 않는 부분들도 되게 많았기 때문에 그래서 제 음악 생활을 돌아봤을 때 기쁘고 보람이 있고 그런 순간들도 있었지만 이렇게 좀 아프고 아쉬운 부분들도 많았다.

운과 마찬가지로 레버리지라는게 양수도 있지만 음수도 있습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이익만 보는 레버리지는 없습니다. 늘 베풀고 살아야 하고 도와주고 덕볼 생각 말고 잊어야 합니다. 

 

(3) [📖슬음대] 진짜 마지막 이야기???🤔 [언니네 이발관(이석원)*3화]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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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