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여행

속리산 법주사를 다녀오다

cocon 2009. 6. 1. 10:19

노무현 대통령도 돌아가시고 일도 잘 진척이 안되기에 마음을 좀 추스리고자 아내에게 종민이를 맡기고 친가에 다녀오기로 하고 종혁이만 데리고 서울을 나섰다. 청주에 도착하자마자 어디로 갈까 상의했다. 처음에는 오대산에 가려고 하다가 어머니와 아버지가 멀다고 안된다고 하셔서 종혁이 또래인 조카 민성이와 아버님 어머님을 모시고 속리산 법주사에 다녀오기로 했다.

누나에게 차를 빌려서 고속도로를 타고 속리산 IC로 빠져나와 구불구불한 말티고개를 넘고 벚나무길을 지나치고, 정이품 소나무와 인사하며 법주사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뛰어다니고 숲냄새를 맡으며 법주사에 대웅전에 모셔진 노무현 대통령 영정에 향을 올리고 절을 올렸다.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려 절을 올리고 또 올리다가 백팔배를 했다. 108배를 올리면서 문득 떠오른 화두는 '부처님 닮겠습니다' 이었다.
오후들어 집을 나선지라 아버지가가 기와불사에 축원을 올리고 집에 돌아올 무렵 (오후 여섯시) 저녁 예불을 알리는 법고, 범종, 목어, 운판을 두드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법고를 두드리는 스님의 뒷모습은 산과 가슴깊은곳까지 울려대는 북소리와 어우러져 황홀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범종소리는 여음이 우웅.. 우웅..

"먼저 법고는 육상에서 사는 중생들을 상징합니다. 법고 치는 소리는 마치 밀림에서 동물떼가 무리 지어 이동하는 발자국 소리 같기도 합니다. 물론 법고의 가죽이 동물에게서 비롯된 것도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육상에 사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법고를 칩니다.

그 다음은 목어인데 나무로 만든 물고기 형상으로 몸통이 비어 있어 거기에 막대기를 넣고 움직이며 소리를 냅니다. 법고가 육상의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함이라면 목어는 물속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함입니다.

다음은 운판입니다. 구름 모양의 납작한 판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데 약간은 둔탁한 느낌의 쇳소리가 납니다. 하늘을 나는 중생들을 구제하려 칩니다. 마지막은 범종인데 범종은 지옥중생을 위해 친다고 합니다.

들은 이야기로는 범종소리가 들려오면 지옥에서 형벌을 가하는 형리들이 예불하러 가기 때문에 고통에서 잠시 쉴 수 있답니다. 사물은 두 팔을 '쫙' 벌려도 양끝이 닿지 않을 정도로 큰 법고로 시작해 '목어→운판→범종' 순으로 치게 됩니다."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255749

집에 오는길에 어머니 아버지께 맛있는거 사드린다고 하고 더덕구이 정식과 버섯전골정식과 비빔밥을 시켰다.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렸는데 나중에 보니 6만원이 나온 것이었다. 주문서를 보니 정식은 1인분이상 안된다고 2인분씩 시켜서 더덕x2 , 버섯전골x2 + 비빔밥을 시킨것이다. 아내와 종종가던 부페도 2만원이 넘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대인배인양 계산을 하고 오면서 계속 궁시렁 거렸다. 부처님 닮는게 말처럼 쉬운일은 아니었다.

그냥 내 의지대로 식구들이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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