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씨 무도가요제 올인으로 많은것을 얻었네요
이적은 무한도전에 출품할 노래를 무한도전 팬의 입장에서 음악을 쓰고 만들었다면,
정재형씨는 무한도전을 자신의 마당으로 아낌없이 활용했네요.
말하자면 경기장을 매우 넓게 썼다고 할까요?
뭐랄까 순수한 의미의 광대. 그런게 느껴졌습니다. 울리고 웃기고 감동시키고.. 자신의 예(능)인으로서 모든것을 다 보여준것 같네요. 어쩌면 그의 음악이 그저 그랬다면 그의 행동은 또라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테지요. 그랬다면 그는 정형돈과 함께 허세만 피우다 장렬히 전사했을겁니다. 그 똘끼넘치는 이미지를 소모하며 예능프로를 전전하다가 조용히 사라졌을겁니다. 아마도 그는 이 게임에서 개그에 매몰되지 않기위해서 필사적으로 매달렸을겁니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음악적인 폭과 깊이를 펼쳐서 모든것이 강자의 여유에서 나오는 것이고, 음악적으로 내밑으로 너희들은 꿇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며 반전을 꾀했죠.
"감히 누가 내 음악을 심사해?"
자신에 대한 자신과 자부심이 없다면 저토록 망가지는것은 불가능했을겁니다.
자신의 예능인으로서의 끼, 인간적인 매력, 자신이 앞으로 하려는 영화음악가 정재형을 알리는 마당(정재형씨의 영화음악은 최근에 잘나가는 영화음악을 도맡아서 하시는 최고의 기타리스트 이병우씨와도 묘하게 겹치기도 합니다. 자신을 알려야 하는 이유죠.), 남성으로서 어떤일에 몰입할때 발산하는 아우라까지..
게다가 자신의 음악적인 실험을 아주 큰 무대에서 맘껏 쏟아붓는 대담함도 보여줬죠. 그의 음악이 댄스나 발라드였다면 그는 그저그런 똘끼넘치는 입담만 살아있는 가수나부랭이나 다름없었겠죠. 그는 무려 탱고를 선보입니다.
정재형의 격정적인 연주끝에 음악이 울려퍼지고 정형돈은 어려운 곡임에도 매끄럽게 열창을 합니다. 그들의 허세는 허세가 아니었고, 장난은 장난이 아니었던 것이죠.
정재형씨는 무도가요제에서 가장 많은 것을 주고 그것보다 많은 것을 얻어낸것 같습니다.
'장사는 파는 사람 사는사람 다 행복해야 한다'는 노홍철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시청자는 엄청난 웃음과 좋은 음악을 듣는 시간을, 정재형은 반대급부로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새로운 앞으로의 계획에 여러가지 선택권을 손에 쥐었으니 이게 바로 누이좋고 매부좋고, 도랑치고 가재잡는것 아니겠습니까.
이제 음악하는 사람이 개인기나 하나 하면서-서세원쇼- 굴욕을 겪는 시대는 점점 가는 것 같습니다.
치열한 격정을 선보이는 배고픈 실력파 밴드에게도 기회가 오고있고(탑밴드)
음반의 불황으로 칩거해있던 지존급 기량을 지닌 가수에게도 다시 기회가 오고 있습니다(나가수)
춤과 노래는 원초적인 것이죠. 그 원초적인 것에 어짜피 예능은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예전처럼 다시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토토즐?)이 부활할지도 모르죠.